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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S시선] 의사들의 집단행동, 그리고 제약사 동원 의혹

“바이오 스타트업은 의사에게 밉보이면 회사 자체가 존폐 위기에 빠질 수 있다.”최근에 만난 한 바이오 기업 대표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의사에 따라서 공들여 쌓아온 업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니 그야말로 '섬뜩한 폭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의사의 무소불위 권력은 비단 바이오 업계에 한정된 게 아니다. 제약업계도 의사들의 권한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오죽하면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 ‘제약회사 영업사원 동원 의혹’까지 나왔을까. 지난 3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서 의사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 추산 4만명이 총궐기 대회에 참석했다. 여기에 제약사 영업사원 동원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집회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사 총궐기에 제약사 영업맨 필참’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의사들이 뒤에서 지켜보면서 제일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에게 약 다 밀어준다고 한다”, “거래처 의사가 약 바꾸겠다고 협박해서 강제 동원된다”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의사의 말 한마디에 제약사의 영업실적이 좌우되는 형국이니 쏟아진 불만들로 볼 수 있다. 이런 의혹이 ‘가짜뉴스’이면 좋겠지만 그동안 일어난 일부 의사들의 갑질 행태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제약사들이 의사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골프 접대와 향응 제공으로 처벌을 받은 제약사가 수두룩하다. 전문의약품 판매가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에 제약사는 ‘을’이 되고, ‘갑’인 의사들의 요구를 경시할 수 없는 구조다. 또 의료와 관련한 사실상 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대리 수술’이라는 기행적인 행위도 일어나곤 한다. 의협은 총궐기 집회에 전공의와 의대생,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시도의사회, 시군구 의사회 등 지역단체에서 제약회사 직원을 요구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 일반 회원들의 일탈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제약사 동원 위반사항이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는 등 의사들의 '불법 행위'를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를 상대로 ‘국민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강대강 대치’를 할 수 있는 건 의사집단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의료와 관련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집단행동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집단행동을 강행하고 있는 의사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혹하다. 응급실의 파행 운영으로 환자가 목숨을 잃고, 암환자들의 수술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다. 어떤 상황에도 국민보건 의무를 지닌 의사들이 있어야 할 곳은 환자의 곁이다. 정부가 전공의 7000여명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에 돌입했다. 엄정한 처벌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김두용 기자 2024.03.05 07:00
연예일반

‘닥터 차정숙’ 측, 크론병 묘사 논란 사과…“설명 미흡, 환자·가족에 죄송” [공식]

‘닥터 차정숙’ 제작진이 크론병 묘사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JTBC ‘닥터 차정숙’ 제작진은 10일 “지난 6일 7화에서 방송된 특정 질환 에피소드로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한다”며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제작진은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나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며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이어 “‘닥터 차정숙’ 제작진은 투병 중인 환자들의 고통과 우울감을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말씀드린다. 드라마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주의하여 제작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지난 6일 방송된 ‘닥터 차정숙’ 7화에서는 결혼을 앞둔 크론병 환자에 대해 그의 예비 장인과 장모가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고 비난하는 장면이 그려졌다.해당 장면이 방송된 후 일부 시청자와 실제 크론병 환자들은 ‘닥터 차정숙’이 크론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못된 병’, ‘유전된다’ 등의 표현을 써 보는 이들에게 충분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방송통신심의 위원회와 JTBC 시청자 게시판에 민원을 제기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5.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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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IS] 잘 나가던 ‘닥터 차정숙’, 크론병 묘사 논란..방심위에 43건 민원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극 중 ‘크론병’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생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제기됐다. 9일 방송통심위원회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닥터 차정숙’ 7회 방송과 관련해 현재까지 총 43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방송된 ‘닥터 차정숙’ 7회에서는 곧 결혼을 앞둔 크론병 환자가 등장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극 중 그의 장인 장모가 병원에 찾아와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자네가 결혼 포기해 줘”라고 말하는 대사다. 크론병은 장의 정상 면역체계가 망가져 외부에서 들어온 균이나 음식 등 해로운 물질을 이겨내지 못해 환자 몸 곳곳에 궤양이 생기는 병이다. 전문가들은 크론병이 장기간 관리를 해야만 하는 ‘난치병’이지만 초기에 치료를 잘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며, 환자들이 일반인과 같은 생활이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 및 실제 크론병 환자들은 ‘닥터 차정숙’이 크론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못된 병, 유전된다’라고 표현한 것은 보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현재 방송통신심의 위원회와 JTBC 시청자 게시판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에 대해 아직 JTBC 측에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의 이야기를 그린 이야기로, 1회 4% 시청률로 시작해 8회 16.2%까지 상승하며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런 ‘닥터 차정숙’이 크론병 논란이란 암초를 어떻게 이겨낼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5.09 14:23
연예일반

한석규 ‘김사부3’ vs 엄정화 ‘차정숙’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 ②

배우 한석규 주연의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와 엄정화 주연의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다. 두 드라마는 병원을 배경으로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공통점을 갖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한석규가 맡은 김사부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실제 이름은 부용주. 일반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까지 총 3개의 전문의 자격을 가진 트리플 보드라는 설정이다. 김사부는 강원도 정선에 있는 돌담병원을 이끌면서 오직 환자를 살리는 일에 열중한다.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의사의 신념을 고집스럽게 지키며 ‘괴짜 의사’로 불리기도 한다.반면 차정숙은 20여 년간 전업주부로 살다 다시 의사가 된 인물이다. 어린 나이에 아기를 낳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기 위해 의사의 꿈을 접었다가 어렵게 다시 레지던트가 된 후에는 남편 서인호(김병철)와 그의 불륜녀 최승희(명세빈)가 있는 병원으로 입성하게 된다. 한석규가 어떤 상황이 닥쳐도 환자를 살리는 일을 최우선으로 두는 의사라면, 엄정화는 가정의학과에서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의사로 뚜렷한 차이점을 갖는다. ‘낭만닥터 김사부3’와 ‘닥터 차정숙’은 같은 메디컬 드라마지만 결이 다른 재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각각 받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는 “메디컬 드라마는 의학적 지식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역할이나 소재로 작용되어야 한다”면서 “‘낭만닥터 김사부3’는 의학계에서 화두가 되는 소재들을 등장시킨 본격 메디컬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닥터 차정숙’은 차정숙이라는 인물이 전업주부로 생활하다가 의사 생활에 도전하는 것에 중점에 두고 있다”며 “차정숙이라는 한 인물의 성장 서사에 초점이 맞춰진 게 여느 메디컬 드라마와 다른 지점이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이 같이 드라마 성격이 다르기에 제작진이 의학 지식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도 차이가 분명하다. 두 작품은 메디컬 드라마인 만큼 다수의 의학 용어가 등장한다. ‘낭만닥터 김사부3’는 극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의학 자막은 필수로 등장한다. 하지만 ‘닥터 차정숙’에는 의학 자막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닥터 차정숙’ 제작진은 “차정숙은 일반 메디컬 드라마에서 보던 다소 드라마틱한 의학 케이스에 집중하기보다는 인생 경험이 풍부한 주인공이 환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따뜻한 영향력을 끼치는지, 또 어떻게 의사로서 성장해 가는지에 중점을 뒀다”며 “때문에 의학 용어 설명 없이도 편안하게 시청자들이 보실 수 있다. 용어 자막은 앞으로도 안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악역을 다루는 방법도 두 드라마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닥터 차정숙’에선 차정숙의 남편 서인호가 최승희와 바람을 피우는 것은 물론 혼외 자식까지 있는 최악의 인간으로 묘사된다. 그렇지만 극중 서인호 캐릭터는 그리 밉게만 그려지지는 않는다. 병원에서는 모두에게 존경받는 외과 의사이지만 실상은 아내에게 간 이식하는 데 벌벌 떠는 겁쟁이이자 지독한 마마보이로 그려진다. 서인호 역을 맡은 김병철이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기도 했지만, 극본을 맡은 정여랑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낭만닥터 김사부3’는 이경영이라는 강력한 수를 뒀다. 이경영은 극중 차은재(이성경)의 아버지로 돌담병원에 새로 부임하는 흉부외과 전문의. 과거 김사부와 라이벌이었던 관계로 등장부터 김사부와 팽팽하게 맞서며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특히 시즌1, 2의 빌런이었던 거대병원장 도윤완(최진호)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경영은 시즌3에서 빌런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아 극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한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가장 최근 방송한 ‘낭만닥터 김사부3’ 4회는 전국 기준 12.3%, ‘닥터 차정숙’ 8회는 16.2%를 기록했다. 현재는 ‘닥터 차정숙’이 우세하지만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 ‘낭만닥터 김사부3’가 시즌1, 2를 넘어 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닥터 차정숙’이 JTBC 주말드라마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5.09 06:00
드라마

[정덕현의 요즘 뭐 봐?]‘낭만닥터 김사부3’, 낭만 없는 세상과 맞서는 우리 시대의 사부

‘감정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심리적 상태.’ 낭만에 대한 사전적 의미다. 본래는 로마(Roma), 로맨스(Romance)에서 온 말이지만 일반적으로는 현실에 얽매이지 않는 어떤 태도로 많이 쓰인다. 그렇다면 새로 시작한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에서 ‘낭만’, 아니 ‘낭만닥터’는 무얼 의미하는 걸까. 의사와 연관지어서 ‘낭만’의 의미를 들여다보면 먼저 ‘병원’이 가진 이중적인 모습이 떠오른다. 아픈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는 다소 성스러운(?) 공간의 이미지가 그 하나라면, 정반대로 아프고 죽을 위기에 몰려 있어도 돈이 없으면 치료받기 어려운 속물적인 공간의 이미지가 다른 하나다. 외과만 하더라도 생명이 경각에 놓인 환자들을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과의들이 있지만, 그 기술을 생명과는 그다지 상관없어 보이는 미용을 위해 쓰면서 사업화하는 외과의들도 있다. 병원은 생명을 다루는 곳이지만, 돈을 벌어야 운영되는 사업체이기도 하다. 이 성(聖)과 속(俗)이 겹쳐 있는 곳이 바로 병원이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말하는 ‘낭만’은 지나치게 속물화되어가는 병원과 맞서는 김사부(한석규)라는 문제적 인물을 그리고 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시골에 위치한 ‘돌담병원’은 도시의 으리으리한 시설을 갖춘 병원과는 묘한 대결구도를 만든다. 시설이 그다지 좋진 않지만 생명을 살리는 건 그런 시설이나 돈 혹은 권력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의사들의 의지라는 걸 김사부는 그 존재 자체로 보여준다. 그가 꿈꾸고 있는 ‘외상센터’는 그런 곳이다. 돈이 없고 힘이 없어도 누구나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귀하게 여겨지는 그런 병원 말이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시즌2까지 이 시골의 작은 돌담병원과 같은 재단의 거대병원이 병원 운용을 두고 맞붙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사부는 이 곳에 권역외상센터를 짓는 꿈을 계속 꾸어왔는데 시즌3는 드디어 그 숙원을 이룬 것으로 시작한다. 깔끔한 외경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외상센터를 돌담병원 바로 옆에 지은 것. 그렇게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싶지만, 드라마는 돌담병원 흉부외과 전문의인 차은재(이성경)의 아버지이자 김사부의 라이벌이었던 차진만(이경영)을 등장시킴으로써 또 다시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자신이 돌담병원으로 오는 조건으로 외상센터에서 김사부를 제외시켜 달라는 제안을 하기 때문이다. 원칙과 약속, 시스템을 강조하는 차진만의 등장은 그래서 이번 시즌3가 풀어나갈 ‘낭만’이 무엇인가를 슬쩍 드러낸다. 결국 그런 원칙, 시스템만을 앞세우다 정작 환자의 생명이 도외시되는 상황들을 김사부의 ‘낭만적인 일갈’로 풀어내겠다는 것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로 목숨이 경각에 달린 탈북자들의 치료를 두고 벌어지는 사건에서도 김사부의 이러한 ‘낭만’이 드러난다. 남북 고위급 실무자 회담이 치러지고 있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상황이라 탈북자들을 돌담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는 걸 허락하지 않는 함장의 이야기를 김사부는 한 마디로 일축해버린다. “아니 뭐 그런 것까지 이 의사가 다 고려해야 되는 겁니까? 전쟁터에서도 부상자는 아군, 적군 따지지 않고 치료부터 해주는 게 그게 인지상정이에요, 하물며! 살겠다고 목숨까지 걸고 이 남쪽으로 내려온 사람들입니다. 게다가 민간인이고요. 거기다가 정치적 상황 뭐 어쩌고저쩌고 갖다 붙이는 거 이거 좀 반칙 아닙니까?” 김사부에게 외부적 상황에 대한 고려 같은 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그에게 중요한 건 위급한 생명을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것 하나뿐이다. 너무나 낭만적인 생각이고 말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김사부의 이런 말과 행동은 가슴 한 켠을 시원하게 해주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건 다름 아닌 낭만 없는 세상으로 오로지 돈과 이익에 의해 돌아가고, 심지어 생명의 가치조차 폄하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일갈이 담겨 있어서다. 생명을 다루는 병원이 어느 순간 돈을 버는 사업체가 되는 그 현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낭만 없음’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김사부 같은 판타지를 갈망하게 된다.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낭만을 설파하는 우리 시대의 사부를.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2023.05.08 05:53
연예일반

[왓IS] 뜨기 전엔 학폭, 뜨면 프로포폴… 연예계, 고질적 악몽

연예계가 또 다시 악몽에 사로잡혔다. 다작하기로 유명한 배우 유아인이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서울경찰청은 8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아인 측은 이날 늦게 “모든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선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냈지만, 차기작이 줄줄이 예정돼 있던 터라 출연작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연예계 논란들. 특히 학교폭력과 프로포폴 상습 투약은 최근 들어 연예계에서 집요하게 반복되는 이슈라 업계에서도, 대중도 큰 스트레스를 보이고 있다. 두 가지 모두 문제의식을 갖지 못 하고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자주 반복되고,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어렵다는 지적이다.학교폭력이 데뷔 이전에 발생해 소속사에서 제어하기 어렵다면 프로포폴은 일상적인 병원 방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나 소속사 측 모두 문제를 눈치 채기 쉽지 않다는 애로 사항이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학교폭력은 처벌 기록이 없는 한 본인의 진술에 의존해야 하고 프로포폴 투약은 개인의 의료 정보기 때문에 소속사에서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프로포폴은 2011년 2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마약류로 관리되기 전까지 성형수술을 비롯한 각종 시술에 마취제로 쓰여 왔기에 여전히 다른 마약류에 비해 가볍게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류 안전기획관 마약관리과는 지난해 4월 프로포폴 안전사용기준을 의사들에게 배포했다. ▲오남용 가능성이 높은 약물임을 인식하고 적정량 투약 ▲수술·시술 또는 진단과 무관하게 단독으로 투약하지 않음 ▲간단한 시술·진단을 위한 투약 횟수는 월 1회 초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함 등의 권고 내용을 담고 있다. ‘오남용 가능성이 높은 약물임을 인식하고’, ‘월 1회 초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함’ 등의 문구가 그만큼 프로포폴을 사용함에 있어 의사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특히 프로포폴은 약물 자체로서는 그다지 위험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 받고 있어 처방을 받는 대상은 물론 처방하는 의사들까지 위험성을 쉽게 간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포폴은 정맥을 통해 주입하는 전신마취제로 중추신경계의 기능을 차단해 의식을 잃게 한다. 일단 투약하면 1분 이내에 효과가 발생하며 지속 시간이 10분 정도로 길지 않아 많은 수술 및 시술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연예인들은 직업 특성상 성형외과, 피부과 등을 방문하는 일이 잦은데, 이 과정에서 프로포폴을 자주 투약 받고 중독으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나온다. 성형수술이나 피부과 시술 가운데 깨어 있는 상태로 받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운 것들이 많고, 일정하지 않은 스케줄로 인해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스타들이 수면 마취를 희망하면서 자연스레 중독으로 빠지는 루트가 대부분이다.프로포폴의 중독성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만 중추신경계 기능을 차단하는 특성상 약물이 주입될 때 활력을 일으키는 호르몬 도파민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를 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수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유튜브 바른신경외과 채널에서 “프로포폴의 중독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 “투여 받은 환자들 가운데 ‘깊은 잠을 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 중독은 이 같은 심리적인 요인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또 “프로포폴을 용량보다 적게 조금 천천히 주입하게 되면 환각효과나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호흡 기능이 소실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프로포폴은 반드시 전문 의료인이 통제가 가능한 상황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문제는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리는 스타들의 고충을 아는 일부 병원에서 이를 이용해 원칙적으로 프로포폴 사용이 필요하지 않은 시술에서도 남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자세한 의료 정보를 알지 못 하는 스타들은 ‘의사가 처방해 준 거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프로포폴을 주기적으로 투여받다가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21년에도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장이 연예인을 비롯한 VIP들에게 차명을 이용해 몰래 프로포폴을 투약해주다 적발돼 처벌을 받은 일이 있었다.또 다른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처음부터 스타가 알고 프로포폴 처방을 요구하기 보다는 병원의 처방에 따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보니 관련 논란이 일었을 때 정말 억울해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유아인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나올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소속사 측은 적극적으로 소명에 나설 것이고 배우 역시 억울한 부분은 직접 해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출연작에 비상이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수순이다.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작품에까지 폐를 끼칠 수 있는 만큼 프로포폴을 대하는 대중예술인들의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10 08:25
스타

스타와 팬들, 세상을 따뜻하게 바꾼다...팬덤기부 4배 늘어

2023년 토끼해를 맞아 스타들의 빛나는 기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의 기부는 파급력이 남다르다. 한명의 선행이 나비효과를 불러온다. 수많은 팬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선행을 따라하거나 동참하는가 하면 팬들이 스타의 이름으로 십시일반 힘을 더해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풍요와 번영의 상징인 토끼를 떠올리게 한다.많은 스타들이 선행에 나서는데 그 방식은 다양하다. 2023년을 연초부터 따뜻하게 데우는 스타의 기부 방식을 살펴봤다.◇스타의 이름으로…‘선한 영향력형’팬들이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형태를 ‘선한 영향력형’ 기부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새로운 ‘팬덤’으로 자리 잡은 팬들의 기부 방법으로, 스타들도 팬클럽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역조공’ 기부가 이뤄지기도 한다. 실제로 팬덤 기부금은 올해 크게 급증하는 추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희망 2023 나눔 캠페인’에 기부한 팬클럽은 총 19개, 모금액 2억 5000만원이었다. 지난 2022년에는 10개 팬덤이 7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고려하면 팬덤 수는 약 2배, 기부 금액은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가수 임영웅 팬덤은 각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소규모 그룹이 선행을 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임영웅 팬클럽 부산영웅시대 ‘스터디하우스’는 지난 11일에도 부산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를 지원했다. 부산영웅시대는 부산연탄은행(밥상공동체)에서 독거노인들 위해서 매달 둘째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70만원 후원과 도시락 나눔 봉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이 밖에 대구영웅시대는 지난 12일 북구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성금 500만원을 북구청에 기탁했고, 합천영웅시대도 같은 날 합천읍사무소를 방문해 이웃돕기 성금 120만원을 기탁했다. 소모임인 영웅시대 밴드(나눔모임)도 새해를 맞아 가톨릭평화의 집을 방문해 정성껏 마련한 도시락을 전달했다.배우 도경수의 팬클럽 ‘D.O.경수다움’도 지난 12일 도경수의 30번째 생일을 맞이해 소아암 백혈병 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성금 1200만원을 기부했다. 도경수 팬덤은 2018년 ‘스윙키즈’ 영화티켓나눔행사를 시작으로 지역아동 장학금 후원, 수해 이웃 돕기,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한 전국재해구조협회 기부, 한국소아암재단 매월 정기 기부 등 4년째 다양한 봉사활동과 나눔을 실천하며 기부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소지섭 팬클럽인 ‘영원히 소지섭만 사랑할래’도 지난 7일 서울 남태령 전원마을 비닐하우스 주택 12가정에 2500장의 연탄을 기부했다. 소지섭 팬클럽의 연탄 기부 봉사는 지난 2004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이들은 각 가정의 연탄 창고에 연탄을 직접 쌓으며 어르신들의 겨울 걱정을 덜었다.◇스타와 팬이 함께…‘친구형’스타와 팬이 직접 땀을 흘리며 봉사에 참여하는 방식도 있다. 팬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친구형’ 기부라고 할 수 있다. 가수 바다는 팬들과 함께 손수 땀흘리는 봉사에 나섰다. 바다는 데뷔 25주년을 기념해 지난 14일 팬들과 함께 그린하트 연탄 나눔 봉사를 마쳤다. 앞서 바다는 자신의 SNS에 연탄 봉사 참여를 독려하며 “지난 몇 해 코로나19로 많이 힘드셨을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따뜻한 사랑이 전해질 수 있길 바라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올해도 마음을 모아보자”고 전한 바 있다.팬과 함께 하는 연탄봉사의 ‘원조’는 가수 션이다. 션은 ‘대한민국 온도 1도 올리기’ 연탄 봉사를 캠페인으로 벌이고 있다. 지난 9일에는 팬과 함께하는 연탄 나르기 봉사 154회차를 돌파했다. 이 밖에 션은 매년 한부모 가정 및 자립준비청년 지원,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 개선을 위한 기부 마라톤 등 다양한 캠페인에 참여하며 올바른 기부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 개선을 위한 건축 봉사에는 배우 윤세아, 박보검, 육상선수 장호준이 모여 손을 보탰다. 싱어송라이터 심규선도 최근 팬클럽 ‘룸메이트’와 함께 연탄은행을 통해 사랑의 연탄과 기부금을 전달했다. 연탄 9125장 중 2000장은 직접 배달했고, 7125장은 기부금으로 전달했다. 서울 노원구 당고개에 모인 50여명의 팬들은 줄을 지어 연탄을 옮기거나, 직접 연탄을 지게에 담아 옮기는 등 훈훈한 온기를 전했다.◇선행은 생활 속에서…‘일상형’1년에도 여러 번 기부를 실천하는 기부 스타도 있다. 선행이 일상인 셈이다. ‘일상형’이라고 할 만하다.이승기의 경우 소속사인 후크엔터테이먼트와 정산금 분쟁을 겪던 도중 소속사가 보낸 미정산금 50억원을 통 크게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승기는 지난달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찾아 20억원을 기부했고, 지난 13일에는 대한적십자사에 5억5000만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아이유는 특별한 날마다 기부하는 상습 기부 천사다. 아이유는 새해를 맞은 지난 2일 경기 양평군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해 연탄 성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아이유가 지난 3년간 꾸준히 양평군에 기부해오고 있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아이유는 바로 며칠 전인 지난해 30일에도 아동 지원 단체 여울돌, 한국아동복지협회,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등 소외 계층에게 총 2억 원을 전달한 바 있다.연인인 김우빈과 신민아는 오래 전부터 소외 계층에 기부를 실천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배우 김우빈은 지난 4일 취약 계층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하기 위해 1억원을 서울아산병원에 전달했다. 김우빈의 연인인 배우 신민아도 최근 사랑의 열매와 서울 아산병원 등 여러 기관에 총 2억6000만원을 전달했다. 김우빈은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기부를 이어오고 있고, 신민아는 누적 기부액만 33억원이 넘는 ‘프로 기부러’로 지난 2019년에는 금융의날 기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모녀가 꾸준히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스타도 있다. 가수 겸 배우 수지와 그의 어머니 정현숙씨가 그 예다. 정현숙씨는 전통음악과 무용으로 공연 및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하무용단의 단장으로, 마하무용단은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산하단체이기도 하다. 생명나눔실천본부는 소외계층 지원, 자살사고예방, 장기기증희망등록사업, 조혈모세포 기증사업 등의 활동을 주로 한다. 수지 어머니인 정씨는 생명나눔실천본부 상임이사 겸 후원회장도 맡고 있다. 수지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자신의 생일에 생명나눔실천본부에 기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1.18 09:29
연예일반

‘쇼미6’ 케이케이, 다이빙 사고 후 전신마비 “대소변 혼자 못 봐”

래퍼 케이케이가 다이빙 사고 후 근황을 밝혔다. 케이케이는 지난 23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해 태국에서 일어난 다이빙 사고 후의 전신 마비 근황을 전했다. 이날 케이케이는 현재 운동을 할 수 없는 몸 상태를 설명하며 “감각도 없고 통증도 없고 경추를 다쳤다. 5번과 6번 목뼈를 다쳤고 경수 환자라고 해서 전신 마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 겨드랑이 밑으로 감각이 없어서 당연히 대소변도 혼자 할 수 없어 (경수 환자들은) 보통 구멍을 뚫는다”면서 “소변 나오는 곳으로 연결한 소변줄로 소변 배출을 한다. 대변도 직접 할 수 없어서 좌약을 써서 간병인이 도와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혼자 돌아눕는 것도, 자다가 자세를 바꾸는 것도 할 수 없어 24시간 누군가 옆에서 전부 돌봐주지 않으면 혼자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케이케이는 사고 당시의 오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놀러 갔다가 다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니다. 집과 차를 정리하고 태국에 살러 갔다가 5개월 만에 숙소에 있던 수영장에서 다이빙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당시 해당 사고 이후 케이케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려 일각에서는 구걸을 한다는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에 “개인 SNS에만 올려서 도움의 손길을 부탁한 거였다. 어떻게든 해결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구걸이 맞다”면서 “SNS를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 글이 크게 기사화될 줄도 몰랐다며 “친구가 연락이 왔는데 절대 댓글을 보지 말라고 했다. 부모님이나 가족이 충격받을까 걱정했다. 안 좋게 보이는 시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겨를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케이케이는 이날 래퍼로서 다시 랩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발성하는 데 필요한 근육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조금씩 해보니 돌아왔다. 호흡이 짧아져서 일반 사람들의 4분의 1 정도 밖에 안 된다. 예전처럼 길게 빠르게 하는 랩은 힘들다”고 털어놨다. 앨범 발매가 목표라고 밝힌 그는 “앞으로도 내 삶을 열심히 살아나가 는게 다쳤을 때 도와준 사람에 대한 보답이라 여기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케이케이는 래퍼이자 작곡가로 2008년 배치기의 ‘스킬 레이스’(Skill Race)를 통해 작곡가로 데뷔, 2017년 Mnet ‘쇼미더머니 6’에 출연한 바 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09.24 13:47
산업

희귀의약품도 축으로 삼은 한미약품 권세창, 10년 결실 보나

한미약품이 신약 개발 10년의 결실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 연구개발(R&D)의 선두주자인 한미약품은 희귀의약품 지정 건수도 국내 최다를 기록하는 등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신약의 희귀의약품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이 한미약품의 바이오 신약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지정하면서 지정 건수가 20건으로 늘어났다. 한미약품은 6개의 신약 후보물질로 10가지 질환에 대해 총 20건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미 식품의약국(FDA) 9건, EMA 8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3건으로 국내 최다다. 이 중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는 미국 FDA와 EMA로부터 각 원발 담즙성 담관염, 원발 경화성 담관염,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은 물론 섬유화를 일으키는 다양한 희귀질환에서도 유의미한 잠재력을 나타내고 있다"며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상용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항암제, 대사질환, 면역질환에 주로 집중된 신약 파이프라인과 별도로 희귀의약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희귀의약품 개발은 생명을 위협하는 희귀질환 등을 앓고 있지만 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에게 희소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대사질환과 면역질환 등의 일반 범주 외 희귀의약품도 연구개발의 큰 축으로 삼고 있다. 시장성을 따지기보다는 희귀의약품 개발로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자사의 신약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희귀 질환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희귀·난치성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허가신청 비용 감면, 동일계열 제품 중 최초 시판 허가 승인 시 10년간 독점권 등 혜택이 있다. 희귀의약품 지정 후보물질의 상용화는 아직 멀었지만 한미약품은 10년 개발의 결실을 앞두고 있다. 권세창 대표가 주도했던 신약 2개가 FDA 승인이 기대되고 있다. 먼저 권 대표가 진두지휘했던 롤론티스의 경우 이르면 오는 9월 FDA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 감소증 신약이다. 체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지난 3월 롤론티스의 시판 허가를 재신청했고,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FDA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월 FDA에 시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은 오는 11월 승인 여부가 결정날 전망이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포지오티닙은 FDA로부터 신속심사(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바 있다. 회사는 두 약물의 신약 승인을 위해 오너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스펙트럼 이사로 합류시키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6.24 06:55
생활문화

[#여행어디] 바다 보러가는 양양 말고, 피로 푸는 '온천여행'

강원도 양양은 두 가지 물놀이를 즐기기 제격인 여행지다. 하나는 파랗고 탁 트인 바다고, 다른 하나는 일상의 피로를 싹 풀어주고 피부가 매끈해지게 하는 '온천'이다. 우리나라 태백산맥의 동쪽, 설악산 기슭을 파고든 온천은 맑은 공기로 정신을 깨우고 지열로 데워진 뜨거운 물로 각종 질병을 치유한다. 대표적인 온천 두 곳이 설해원과오색그린야드호텔이다. 온천욕에 마사지·찜질까지 설해원 올해 들어선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웰니스 관광 활성화'를 선정했다. 웰니스란 웰빙(Well-being), 건강(Fitness), 행복(Happiness)의 합성어로 정신적·육체적·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전부터 웰니스 관광을 일으키기 위해 '웰니스 관광지'를 선정해 왔는데, 오색그린야드호텔과 설해원이 각각 2020년과 2022년에 선정됐다. 특히 올해 선정된 설해원은 그동안 골프 리조트로, 회원에게만 오픈하다가 일반 고객에게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더욱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지난 19일 찾은 양양 설해원은 '골프 붐'인 요즘답게 골프를 즐기는 인파로 필드가 활기찼다. 그렇다고 골프를 쳐야만 설해원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설해원은 온천수가 나와 수영장은 물론, 노천 스파와 사우나까지 느긋하게 여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설해원 온천수는 19억 년 전의 지각변동을 간직한 편마암과 2억3000만 년 전 마그마의 용틀임으로 형성된 화강암의 미세한 수맥을 넘나들며 만들어진 물이다. 빗물이 화강암과 편마암으로 형성된 지하의 물길을 지나며 지온으로 데워지고, 암석과 반응하면서 수질이 진화해 각종 미네랄을 균형 있게 우려낸 물이 설해원 온천수란다. 설해원 관계자는 "물에 조금만 들어갔다 나와도 피부가 매끈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며 "사우나는 물론이고 수영장까지 전부 온천수라서 골프를 치고 나서 수영장과 노천 스파에서 쉬며 피로를 푸는 고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피로와 늘 긴장해 있는 몸으로 뭉친 근육을 제대로 풀려면 클라리 스파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날은 퍼스널 아로마테라피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아로마테라피스트가 4가지 오일의 향을 맡게 해주고 하나를 선택하는 것부터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4가지 오일은 각각 통증 완화, 부종 완화, 숙면, 호르몬균형 등이다. 이종민 클라리 스파 원장을 비롯해 임상 전문 아로마테라피스트가 블렌딩한 이 오일을 이용해 개인의 컨디션과 증상에 따라 마사지를 진행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향을 고르면, 개인 마사지실로 안내해 준다. 탈의 후 베드에 누우면 향긋한 아로마 향을 깊게 세 번 들이마신 후 마사지가 시작된다. 아로마 마사지가 부담스럽다면 체내 독소를 빼주고 면역력을 올려주는 '면역공방'도 좋다. 면역공방은 천연암석인 파동석에서 발생하는 원적외선 파동을 이용해 몸 안에 있는 각종 독소, 노폐물, 콜레스테롤 등의 유해성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디톡스 온열요법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우리가 알던 찜질방과 비슷하지만, 피지선을 쉽게 열어주는 '파동욕'을 통해 디톡스가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면역공방을 이용할 수 있는 1시간 동안, 15분씩 파동욕을 즐기는 것이 포인트다. 면역공방에 준비된 파동수를 충분히 마시면서 파동석 위에 엎드려서 5분, 누워서 10분 땀을 빼준다. 이후 5분 휴식하며 수분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3회 정도를 반복해주는 것이다. 설해원 관계자는 "가족이 함께 갔다면 여럿이 한 방에서 체험 가능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오색그린야드, 설악산 정기 받으며 온천을 설악산의 품에 안긴 듯 강원도 양양군 오색 온천마을에 오색그린야드호텔이 있다. '오색'은 겨울이면 눈 쌓인 설악산이 배경이 되고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이 장관인, 설악산 해발 647m 오색의 자연을 담았다는 의미란다. 숲속 산장 같은 호텔의 외관이 제법 설악산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레트로한 느낌이 가득한 곳이어서, 빈티지 마니아라면 젊은 층도 충분히 만족할만해 보였다. 특히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만족도가 더욱 높을 것이다. 오색그린야드호텔은 온천과 찜질,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까지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에 집중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웰니스 프로그램은 '홀론면역'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먼저 온천수로 간단히 씻은 뒤 홀론 면역장에서 충분히 땀을 내줘야 한다. 특히 45~50도로 데워진 '암반파동욕장'에 누워 체내에 쌓인 독소를 땀과 함께 체외로 배출시켜주는 것이 포인트다. 이때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주는 것은 필수다. 그리고 소금방·황토방·자갈방 등 테마방에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휴식을 취해준다. 그다음이 가장 중요한 온천욕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실내에서는 온천욕 중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오색그린야드 호텔이 있는 오색 온천은 국내 4대 온천 중 가장 규모가 큰 중생대 쥐라기의 화강암층 온천이며, 수질이 ph3으로 피부에 닿으면 매끈한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웰니스 시설 중 온천욕장에 '탄산 온천'과 '알칼리온천'이 동시 있다는 것이다. 여행콘텐트 개발 업체 유니에스 한은희 대표는 "탄산온천과 알칼리온천이 함께 있는 웰니스 시설은 거의 없다"고 했다. 탄산 온천은 지하 470m에서 끌어올린 27도 저온온천으로, 물이 피부에 닿자마자 기포가 부터 자극해 몸의 온도를 높여 노폐물을 뱉게 해준다. 또 알칼리온천은 한계령 650m 고지대 자연 용출 온천으로 피부가 매끈해지고 칼슘·나트륨·중탄산 등 성분이 함유돼 피로 해소는 물론 신경통·통풍·관절염에 도움을 준다. 김동국 오색그린야드 호텔 본부장은 "환자들이 일주일씩 찾아와서 쉬고 온천욕, 암반파동욕으로 심신 안정과 치유를 하고 간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5.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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